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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재미나는 '과학일기' 창의력이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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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남센터 작성일09-04-14 10:00 조회2,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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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과학일기’ 창의력이 ‘쑥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한겨레  김청연 기자
» 독서, 다양한 체험활동 그리고 과학일기로 글쓰기 실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기른 전성훈군.
창의적인재가 말한다 /
경기 동안초교 전성훈군

일기는 왜 쓸까? 하루 동안 경험한 일을 돌이켜 보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기 쓰는 걸 싫어하는 이유는 뭘까? 글쓰기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특별히 돌이켜 볼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기 동안초 6학년 전성훈(13)군은 ‘일기’ 앞에서 자신감 있게 웃는 몇 안 되는 학생이다. 성훈군이 일기 쓰는 시간을 “완전 신난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냥 일기가 아니라 ‘과학일기’를 쓰기 때문이다. 성훈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과학 분야에서 배운 것과 느낀 것 등을 일기 형식으로 적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쓴 일기들은 남다른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길러줬다. 경원대 영재교육원 합격을 비롯해 다양한 수상 경력(2008년 과학창의력대회 은상, 1000여명이 참가한 서울교대창의력대회 10위, 대교영재올림피아드 장려상 등)의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

논리와 감성 담은 통합형 글쓰기

“‘과학일기’라고 하니까 낯설죠. 실은 저도 그랬어요.” 성훈군의 어머니 박경희(47)씨가 그동안 자녀가 쓴 일기들을 펼쳐 놓으며 말했다. 과학일기는 말 그대로 과학 분야에서 배운 것, 실험한 것, 느낀 것, 궁금한 것 등을 편안한 일기로 적어보는 것이다. 보통 학생들이 쓰는 보고서나 과제 등이 틀에 박힌 실험 순서를 적고 있다면 과학일기는 어떤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사연부터 문제를 푼 과정, 문제를 푼 뒤의 감상과 또다른 궁금증 등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논문과 일기가 혼합된 형태로 논리와 감성을 모두 담고 있는 통합형 글쓰기 기록이다.

여러 일기 가운데 성훈군이 손꼽는 일기는 문학적인 제목을 달고 있었다. ‘저 하늘 높이’라는 일기는 “콩나물 실험을 하다가 키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 쓰게 된 것”이라고 한다. “콩나물을 잘 자라게 하는 영양소에 대한 실험을 했었어요. 그리고 왜소증 환자에 대한 비디오도 보게 됐어요. 그러다 아래층에 사는 친구가 생각났고요. 엄마, 아빠는 키가 큰데 걔는 작거든요. 다음엔 걔가 급식 먹는 걸 자세히 관찰했죠. 잠자는 시간과 키의 관계도 조사를 해봤고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답한 결과는 일기에 이렇게 기록돼 있다. “나는 11시에 자서 7시 정도에 일어나 칼슘과 철분,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적당히 먹고, 매일 30분씩이라도 줄넘기를 해서 날씬하고 키도 쑥쑥 자라게 해야겠다.” 인터넷과 책을 통한 자료 조사, 친구를 대상으로 한 관찰과 콩나물 실험 등으로 얻은 결론이다.

과학과 일기가 손잡은 결과가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았던 건 아니다. 보통 학습 관련 글쓰기가 형식을 강조한다면 과학일기는 수필·일기를 쓰는 것처럼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게 원칙이다. 표현이 서툴렀던 저학년 때는 공부한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몇 줄의 문장으로 적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형식이나 규칙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성훈군이 과학일기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꼬리 무는 문제 스스로 해결

과학일기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억지로 소재를 찾아야 하는 단순 일기와 달리 배운 것, 궁금증을 가졌던 것 가운데서 소재를 찾을 수 있다. 어머니 박씨는 “억지로 소재를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성훈이가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 일상을 보면 사실 새로울 게 별로 없어요. 가끔 학교에선 효도일기, 봉사일기 등 일부러 주제를 주고 쓰게도 하는데 과학일기 쓰면서는 스트레스를 안 받더라고요. 사실 학생들은 공부가 주된 일이니까 공부하면서 느낀 것도 일상이잖아요.”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쓴 일기는 문제해결 과정을 담은 기록이기도 하다. 어떤 문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던 계기, 그것을 푼 과정과 결과, 결과에 대한 반성과 느낌 가운데 ‘반성과 느낌’을 적은 부분은 성훈군이 생각하는 문제해결력과도 관련이 깊다. “문제를 잘못 풀어서 알게 된 것들도 쓰거든요. 전 문제 풀 때 공식을 외우거나 대입하지 않고 풀어요. 이 길로도 가보고, 저 길로도 가보기 때문에 여러 과정을 다 해보고 일기에 적어요. 흘러가는 대로 문제를 풀어보고 길을 찾는 거요. 그게 문제해결력 같아요.”

억지소재 찾을 필요 없어 ‘흥미진진’

보편적으로 일기를 쓰면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다중지능검사 때 언어 분야 능력이 뛰어난 결과를 얻었던 성훈군은 과학일기로 또 다른 분야에서 능력을 길렀다. “사실 성훈이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잘했어요. 다른 학부모들이 얘가 쓴 글이나 일기를 빌려 달라고 할 정도였죠. 제 생각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세 살 때부터 목이 쉴 정도로 책을 읽어줬거든요. 평촌에 있는 서점이란 서점은 다 돌아다니며 책을 읽어서 서점 주인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죠. 하지만 창의력은 상대적으로 낮았어요. 근데 과학일기를 쓰면서 검사를 해보니 창의력 지수가 높아졌더라고요. 아마 글쓰기가 서툰 친구들은 글 쓰는 능력도 향상되고, 과학적인 사고력도 같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하나 더하자면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체험하게 해 주세요. 자연을 보면서 키운 호기심이 일상의 호기심이 되는 거 같더라고요.”

과학일기의 달인이 된 성훈군이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훈군은 “오늘 읽은 과학책에서 어떤 생물을 만났는지를 짧게 적어보는 것도 된다”며 “생각해 보면 일기장에 적을 것들이 무척 많다”고 했다. “오늘 배운 것, 인터넷에서 자료 찾은 것, 길에서 본 거나 경험한 것, 책에서 읽은 것, 느낀 것만 써도 돼요.”

글·사진 김청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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