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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다중지능영재-특별한 그들의 보통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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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2-06 15:06 조회2,4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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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영재, 특별한 그들의 '보통 이야기'
세계 최연소 대학교수인 건국대 신기술융합과 앨리아 사버(19). 그녀는 1999년 10세 때 미국 스토니브룩대에 입학해 14세에 졸업했고, 이후 뉴올리언스 서던대에서 강사로 일했다. 기네스 재단은 1989년생 사버 교수가 만 18세에 교수로 임용됨에 따라 기존 최연소 대학교수 기록인 만 19세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때 한 차례 지능지수(IQ) 검사를 했는데 '수치화할 수 있는 최고 한계를 넘었다'고 했다. 이런 똑 부러지는 천재는 아니더라도 부모라면 누구나 '혹시 우리 아이가?'라며 기대를 품게 마련이다. 물론 TV에 등장하는 신동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하지만. 평범한 동시에 비범한 대구 영재들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아이큐와 영재성의 관련성

취재진은 대구시교육청에 '천재'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영탁 장학사는 '천재는 타고난 능력을 강조하는 뉘앙스가 강해서 교육계에서는 영재라는 말을 쓴다'며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중학생 3명의 명단을 알려주었다. 이들 중학생은 동부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의 지능지수, 즉 IQ를 묻자 김 장학사는 난색을 표했다. 영재 선발기준에서 IQ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것. 동부교육청 영재담당 이근호 장학사와 영재교실 담당 교사들도 'IQ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중학교 1학년때 IQ검사를 하지만 학교별로 검사지도 다르고, 생활기록부에도 남지 않아 1학년 담임 외에는 모른다는 것.

결국 추천받은 학생 3명의 학교마다 전화를 걸어 담임 교사에게 IQ를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의 IQ는 각각 132, 137, 148로 나왔다. 아이큐 148은 흔히 알고 있는 영재 기준으로 볼 때 쉽게 수긍이 가지만 132, 137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IQ는 아니다. 교사들은 'IQ가 높을수록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실제 학업 성적과의 연관성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대구동부중 하재경 교사는 '학교마다 최고 IQ가 150 안팎인 학생이 한두명씩 있지만 이들이 전교 1, 2등을 다투는 것도 아니다'며 '오히려 문제해결에 대한 집착력이나 학과에 대한 집중력이 높은 아이들이 성적도 높고, 흔히 말하는 영재성을 드러낸다'고 했다. 다른 교사들도 '학년 전체로 보면 IQ 145 이상이 1~3명씩 있지만 성적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영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구동부중 1학년 이승호(14)군은 지난 중간고사 성적만 놓고 봤을 때 그저 중상위권의 평범한 학생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에서는 영재반 학생 중에서도 탁월하다며 추천했다. 이군 어머니는 '맏딸에 비해 승호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웠다'며 '한글도 유치원서 깨칠 정도여서 다른 아이들보다 두드러진 면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승호는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주위 사람이 귀찮을 정도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머니는 한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꼬박꼬박 답해주었다. 한번 책을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댔다. 초등학생 때 이미 톨스토이 전집을 읽었다. 6학년 어느 날 집에 온 승호는 '영재반 시험을 치고 싶다'고 했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험에 응해서 덜컥 영재반에 들었다. 학원은 다니지 않는다. 혼자서 중학교 3학년 수학, 과학 과정을 공부 중이다.

황금중 1학년 서푸름(14)양은 '너무 악착같아서 걱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부에 대한 집착력이 강하다. 덩치는 작지만 친화력이 강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장을 놓치지 않았다. 권선미 담임교사는 '학업에 대한 관심이나 의욕이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강하다'며 '매주 교실에 앉는 자리를 앞뒤, 좌우로 바꾸는데 만약 뒷자리에 앉게 되면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아예 자리를 돌아앉아서 엉덩이를 들고 수업을 들을 정도'라고 말했다. 영재반 담당 김선화 교사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데 매우 적극적이며 수업이 끝난 뒤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정화중 2학년 박준상(15)군은 지난해 영재교육원 학년말 평가에서 수위상을 받았다. 학교 성적도 최상위권. 영재반 담당 류인숙 교사는 '가속도 그래프 관련 수업을 하는데 미처 시간이 부족해 설명을 못한 부분을 끝까지 질문한 뒤 수긍한 뒤에 돌아갔다'고 했다. 박군은 딱딱한 공부보다는 창의성 위주의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진학이 1차 목표. 현재 고교 수학과 물리를 공부하고 있다.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뿐'이라고 했다.

◆영재 중의 영재가 있다.

영재 중의 영재가 모인다는 경북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이곳은 개원 첫해인 지난 1998년 IQ검사를 통해 학생을 선발했다가 이내 자체 출제로 선발방식을 바꾸었다. 최소한 이곳에 지원할 정도의 학생은 IQ만으로는 수준 차이를 확인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원장인 강용희 교수는 '매년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최소한 고교 수학 및 과학과정은 이미 끝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단순히 선행학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학습을 소화해 낼 능력이 되는 학생들이고, 문제 해결에 대한 집중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수학교육과 임석훈 교수는 '영재들의 가장 큰 특징은 '과제 집착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문제를 푸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탈진할 정도라고 학부모들이 말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영재원 학생들의 수준이 비슷비슷한 것은 아니다. 매년 한두명씩 '영재 중의 영재'가 눈에 띈다는 것. 영재는 영재가 알아본다. 만약 수업 중 어려운 문제가 제시되면 학생들은 일제히 한 학생에게 고개를 돌린다. 바로 그 학생이 영재 중의 영재다. 강 교수는 '탁월한 영재의 경우,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수시로 공상에 빠지는 등 약간의 자폐증적 성향 등 사뭇 다른 면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한 번은 수업 중에 창밖을 보던 학생에게 난이도 높은 질문을 했더니 문제를 다시 확인한 뒤 마치 그 과정을 다 배운 듯 술술 풀어냈다고. 교사조차 한 칠판 가득 풀이를 쓰고도 답을 못 내 고민하는 수학 문제를 단 3줄 만에 푼 뒤 '이렇게 하면 되는데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임 교수는 '가끔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머리가 좋은 학생들을 보면 '영재 중의 영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재성도 사라질 수 있다.

신동, 천재, 영재로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특별한 삶을 살까? 어린 시절 신문과 방송에 등장해 '천재'로 불리던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 결과, 대부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적합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영재성이 사라진다는 것.

김명환 경원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2006년 '과거 과학신동 성장사례 분석과 지원체계 구축' 보고서를 내놓았다. 1960, 70년대 영재로 소문난 사람들 중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주목받는 영재는 없었다는 것. 이들 중 30~40명에 대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그쳤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영재성이 세상에 드러난 뒤 적합한 교육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도 1980년 전후로 태어난 영재 81명의 대학진학 결과를 추적했다. 절반 이상은 평범하고 상식적인 기대 수준에 못 미쳤으며, 최상위권 대학 진학자는 16명(19.8%)에 그쳤다. 고교만 마치고 취업했거나 대입 재수생 등도 10명(12.4%)이었다.

만 4세 때 IQ 210을 기록했던 A씨는 4개 국어에 능통했고 미적분을 풀어냈다. 당시 영재 교육기관이 없던 탓에 어린 나이에 일반 대학에 진학했지만 재능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고 현재 평범한 어른으로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한번 들은 말이나 노래 등을 모두 기억해 3세 무렵 영재 판정을 받은 B씨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학습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탓에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고, 결국 전문대를 중퇴한 뒤 뒤늦게 대입 준비를 했다. 뛰어난 기억력이 오히려 학교 공부를 소홀하게 만들어 버린 탓이다.

김수용기자 [email protected]

♠ IQ는 옛날 기준…요즘은 다중지능시대

지난 2006년 천재를 연구한 논문들을 최초로 집대성한 '케임브리지 편람'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편집을 맡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심리학 교수인 앤더스 에릭슨은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다. 책에 따르면,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들의 IQ는 보통사람보다 조금 높은 115~130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14%가량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영재는 IQ가 상위 2, 3%에 드는 사람을 말하지만 실제 영재교육기관에서는 아예 IQ를 측정하지도 않고 학교에서 측정한 IQ조차 모른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IQ 검사는 학교장 재량이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난조차 없어졌다. 국내 검사지 종류만 해도 130여가지나 되기 때문에 IQ 비교는 의미가 없다. 게다가 현재 중고생에게 실시하는 IQ검사들은 수십년 전의 과거 이론에 기초한 것이 대부분. 아버지나 아들이나 똑같은 시험지로 IQ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 때문에 IQ 수치가 세대를 거듭하며 증가하는 이른바 '플린 효과'(Flynn Effect)가 나타난다. TV나 조기 교육으로 보고 들은 것이 많아진 아들 세대의 IQ가 높게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천재들의 대명사로 불리는 '멘사 회원'. 하지만 멘사 테스트도 IQ 검사지 중 하나일 뿐이다. 멘사 테스트로 148이 나왔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웩슬러 방식에서는 132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결국 IQ로 천재와 바보를 나누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일 수밖에 없다.

최근엔 다중지능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지난 1983년 제시한 이론. 지능을 크게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지능으로 나누었다. 가드너 교수는 누구나 강점 지능과 약점 지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사람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서로 다르다는 의미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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