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받은 검사 코드를 입력해주세요.

진행할 검사를 선택해주세요.
커뮤니티

MI뉴스 | 강점지능 살린-17세 소년 Jazz 뮤지션 되다… 색소폰 부는 고교생 신최고영진의 음악과 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1-17 15:06 조회3,219회 댓글0건

본문

17세 소년 Jazz 뮤지션 되다… 색소폰 부는 고교생 신최고영진의 음악과 꿈

 


소년은 말수가 적었다. 부모는 소년의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지 않은가 걱정도 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인 2006년 어느 날, 소년은 여학생의 머리에 껌을 붙이고 달아났다. 이 일로 어머니는 학교에 불려갔다. 어머니 조은희(45)씨는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뜻밖의 소리를 들었다. 아들인 신최고영진(17)군이 자신이 흥미를 보이지 않는 분야에는 무관심하고 다른 아이들 수업까지 방해하지만, 관심 분야에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니 영재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받은 것이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음악
교육을 시키려던 신군의 부모에게 마침 색소폰이 눈에 들어왔다. 주의가 산만한 성격도 누그러뜨리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 신삼봉(45)씨는 색소폰 마니아였다. 큰마음 먹고 중고 색소폰을 구입해 아들에게 선물했다.

자신이 다루기에는 커 보였지만 아들은 호기심을 나타냈다. 처음에 10∼20분씩 재미삼아 불어보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푹 빠져 하루에 5∼6시간씩 자기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색소폰을 불었다. 실력도 조금씩 늘었다. 부모는 재능을 더 키우기 위해 그를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찾아간 것이 ‘재즈파크 빅밴드’의 리더 이인관(36)씨였다.

유명 가수가 음반
녹음을 하거나 공연을 할 때 연주를 해주는 세션맨(session man) 출신인 이씨는 가수 이승환, 박정현, 이은미 등의 라이브 콘서트에서 색소폰 연주를 맡았던 실력파다. 그는 지난 6일 방송된 MBC TV ‘나는 가수다’ 현장 녹화 때 가수 장혜진이 부른 ‘분홍 립스틱’의 색소폰 연주를 담당하기도 했다.

“신군이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색소폰을 배우겠다고 어머니와 함께 왔는데 처음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었죠. 그런데 연습은 정말 열심히 하는 거예요. 악보를 주고 연습해오라고 하면
다음번 레슨 때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숙제를 해오거든요. 실력이 눈에 띄게 늘더라고요.”

이씨는 신군의 재능보다 성실함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최고영진이보다 더 재능 있는 친구도 많이 봤지만 대개 그런 친구들은 게을렀어요. 하지만 이 아이는 정말 성실합니다.”

신군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2009년 청소년 예술제에 나가 대상을 차지했다.
다음해에는 성인들이 대거 참가한 제2회 포천 아트밸리 전국 색소폰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타 실력을 과시했다.

고1, 프로 재즈밴드의 멤버가 되다

지난달 초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야외 공연장에 850석의 자리가 마련됐다. 예술의전당에서 클래식이 아닌 재즈가 야외 공연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재즈파크 빅밴드의 멤버인 신군은 빈자리 없이 꽉 찬 객석을 바라보며 잔뜩 긴장했다.

신군은 17인조 재즈파크 빅밴드의 색소폰 연주자다. 빅밴드는 재즈 오케스트라라고도 부른다. 관악기 앙상블로 3∼5명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콤보 밴드와는 분위기나 웅장함이 다르다. 국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빅밴드로는 재즈파크가 거의 독보적이다.

때 이른 가을 추위에도 청중들은 두꺼운 담요를 뒤집어써가면서 연주를 기다렸다. 마침내 귀에 익은 재즈곡이 하나둘씩 연주됐다. 청중과 연주자가 모두 흥겨워 몸을 들썩일 때
고교생 멤버인 신군이 소개되자 청중들은 많은 관심을 표하며 환호를 보내줬다.

“정말 떨렸어요. 그렇게 많은 청중 앞에서 연주하리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요. 실수도 제법 있었지만 그래도 선배들이 잘 커버해주셔서 청중이 알아차리지 못하던데요.”

예술의전당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신군은 며칠 후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밴드의 3집 앨범 ‘재직(Jazzic)’ 발매 기념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채롭게도 멤버 전원이 유럽의 바로크시대 복장을 하고 금발 가발까지 쓴 채 연주를 했다. 재즈와 클래식의 만남이라는 3집 앨범의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달 중순에는 EBS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공감’과, 케이블 채널 Arte TV에 연이어 밴드 멤버로서 출연할 예정이다.

학생 신분으로 프로 연주인 생활을 하다 보니 그의 일과는 정신이 없다. 그는 서울 신당동에 있는 서울실용음악학교에 다니고 있다. 특성화고교여서 다양한 실용음악에 관심 있는 학생 150명이 다니고 있지만, 신군처럼 학교 수업과 정식 공연을 병행하는 학생은 드물다.

“제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어차피 색소폰에 집중하려면 고교 시절부터 특화해 다니는 것이 낫다고 충고해주셔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일반 고교에서 시간 버리지 말고 이곳에서 재능을 살리자는 것이죠.”

요즘은 연말 콘서트를 앞두고 매주 월요일 서울 양재동 합주실에서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맹연습하고 있다. 7일에도 밤늦게까지 연습해 피곤한 표정이 역력했다.

-꾸준히 활동하는 프로 밴드의 정식 멤버가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이인관 선생님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어요. 선생님에게 ‘정말요? 제가 해도 돼요?’ 하고 몇 번이나 물었으니까요. 처음 공연할 때는 정말 무척 떨렸는데 지금은 좀 안정됐죠.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색소폰이라는 악기와 재즈의 어떤 매력에 끌려서 연주를 하게 됐나요.

“색소폰은
금관악기이지만 목관악기 성격이 있어요. 트럼펫과 달리 입술이 닿는 부분에 리드(소리를 내기 위해 붙이는 얇은 조각)를 사용하기 때문에 좀더 자유롭게 소리를 낼 수 있는 특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수많은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죠.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재즈는 1910년대부터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지역을 배경으로 흑인들이 태동시켰다. 그 시절 흑인들의 삶의 애환이 재즈에 묻어 있다. 다른 음악보다 즉흥연주가 강조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제 17세에 불과한 고교생이 재즈의 본령을 이해할 수 있을까.

“솔직히 제가 아직 재즈의 깊은
내면까지 이해하지는 못해요. 그래서 2년 뒤 대학에 진학할 나이가 되면 미국 버클리 음대나 뉴욕대로 유학을 가서 본격적으로 재즈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요.”

스승인 이인관씨도 신군의 테크닉은 인정하지만 앞으로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고 독려하고 있다. “재즈는 흑인 음악입니다. 그 사람들의 언어와 감수성을 더 익혀야 해요. 신군이
기술적인 면에서는 기존 성인 연주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즉흥연주에서는 아직 부족하죠. 뭔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점을 보완해야죠.”

“이름처럼 최고가 될 거예요”

-특이한 이름에서 강렬한 인상이 느껴지네요.

“이름요? 뭔가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바꿔서 예전 친구들은 제 바뀐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신군의 본명은 진혁이었다. 그런데 올 초 이왕 음악을 할 것이면 최고의 기량을 펼치라는 뜻으로 어머니가 개명을 제안했고 신군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최고가 되고 싶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은 전설의 색소폰 주자인 찰리 파커와, 지금도 큰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이비드 샌본이다. 이들의 연주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멜로디 라인과 절정 부문에서 더욱 빛나는 선명한 고음이 특징이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영혼이 살아 있는 것 같다는 게 신군의 설명이다.

“제가 연주를 잘 따라 할 수 있는 게 찰리 파커의 음악이에요. 그는 재즈계의 베토벤 같은 분이죠. 모든 색소폰 연주자는 그분이 쓴 책을 배우고 연습하거든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