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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소년한국일보20100405]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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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나 작성일10-04-08 17:57 조회1,6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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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교수의 죽비소리]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올바른 가치관' 제때 배워야… 시기 놓치면 부작용 심각
안하무인의 '고집' 부린다면 부모의 적절한 관여 필요

문용린(서울대 교수ㆍ세이프키즈코리아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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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의 사령탑이라 불리는 전전두엽은, 대뇌의 앞부분인 전두엽 가운데 운동신경 부위를 제외한 앞쪽 뇌를 이릅니다. 어릴 때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에서용납이 안 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나쁜 일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릅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 전전두엽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지언정 남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반드시 열 살 전에 아이에게 사람됨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지요. 수학이나 영어는 때를 놓쳤다 하더라도 나중에 열심히 하면 웬만큼은 만회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전두엽의 특성이 말해 주듯 열 살 전에 사람됨의 가치를 배우지 못하면, 그 뒤에는 아무리 가르치려 해도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가 영어는 남보다 빨리,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열성을 보이면서, 왜 아이의 올바른 버릇과 가치관을 세우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까요? 나쁜 버릇을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아이의 인생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데도 말입니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제 뜻대로만 하려고 하다가 친구가 없고 선생님 사랑도 못 받는 외톨이가 되고 말 터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랑스런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없는 외톨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사람됨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에요. 아이들은 생후 3~4개월부터 약간의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지요. 이때의 고집은 엄마 젖이나 분유를 먹지 않겠다고 입을 꾹 다무는 정도지만, 점차 강도가 더해져 두세 살 무렵에는 제 뜻대로만 하겠다고 엄마와 맞섭니다. 최초의 반항기이지요. 그러다가 세 돌이 지나면서부터는 아예 '싫어! 안 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아이의 고집을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고집은 자기 스스로 뭔가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즉 자립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이때 아이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고집이 자립성이 아닌 안하무인으로 가는 싹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의 적절한 관여가 꼭 필요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말 잘 듣고 예의 바른 아이는 없습니다. '도덕적인 하드웨어'를 원래부터 타고나는 사람은 없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신생아성 반응 울음'이라는 게 있습니다. 신생아실에서 한 아기가 울면 곁에 있는 아기들이 모두 따라 우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신생아에게 자기 울음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려 주었을 때는 따라 울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아이가 단순히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 운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기 앞에서 우는 흉내를 내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툰 손짓으로 등을 토닥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여 위로의 손길을 보내는 것이지요.

이처럼 아이들은 '사람됨의 소프트웨어'가 일찍 발달합니다. 따라서 부모가 때를 놓쳐 그 소프트웨어 발달을 억제하거나 지체 또는 방해 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농사를 지을 때 놓쳐서는 안 되는 시기가 있지요. 바로 씨를 뿌리는 시기입니다. 농부가 씨를 땅에 심을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단 일주일입니다. 그 기간이 지나 씨를 뿌리면 농부가 아무리 거름을 줘 가며 정성껏 가꿔도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열매를 맺도록 양분을 공급하는 뿌리가 튼실하지 못한 까닭이지요.

한번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이키기 어려운 농사처럼, 아이를 사람다운 사람으로 잘 키우는 데도 시기가 있습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뒤늦게 후회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입력시간 : 2010/04/05 16:20:00
출처: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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