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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순의 다중지능

류 숙 희 (다중지능연구소 연구이사, 책임연구원)

온 국민의 절반을 TV앞으로 불러들였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우리 사회가 김삼순 열풍으로 뜨거웠던 이유는 아마도 '김삼순'이 갖고 있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삼순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날씬하고 가녀린 여성상'에서 벗어나 펑퍼짐한 몸매로 자기 일에 애정을 갖고 있는 열심히 살아가는 당당하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줘 대한 민국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다.

아들 가진 엄마에게 '김삼순 같은 며느리를 얻고 싶냐'고 묻자 별 반응이 없었는데, 딸 가진 엄마들에게 '김삼순 같은 딸을 얻고 싶냐'고 하자 모두들 박수를 치며'그렇다'고 답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남녀 역할에 대한 편견에 묶여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대 평범한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새로운 여성상이 하나 탄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시대 여성들이 이처럼' 김삼순'에 환호하는 것은 김삼순처럼 가진 것 없어도 당당하게 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8가지 다중지능 중에서 김삼순은 '자기성찰지능'이 뛰어난 인물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의 못난 점만을 보며 우울해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고 그 장점으로 인해 빛이 나는 방법을 아는 것, 그것이 자기성찰지능이 잘 발현된 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떤 사람은 코가 예쁘고, 어떤 사람은 입이 예쁘다. 혹은 표정이나 미소가 예쁜 사람이 있다. 따라서 나의 예쁜 점을 보고 그것을 잘 가꾸고 즐거워할 일이지 내 낮은 코를 굳이 높이느라고 법석을 떨 일이 아니다. 갑자기 유행이 바뀌어 코가 부드럽고 낮은 것이 유행이라면 그렇게 또 바꿀 일은 아니지 않는가?

김삼순은 낮은 코를 가지고도 당당하고 수많은 자신의 매력을 쓸데없는 우울감과 좌절감으로 덮어버리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기성찰지능이란 이처럼 자기의 감정을 인식하되 자기의 효능감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의 삶의 엔진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들은 어쩌면 김삼순의 거침없는 당당한 모습 속에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그녀만의 탁월한'자기성찰지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