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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한 학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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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센터 작성일10-08-01 19:56 조회2,8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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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여주대학 홍성훈 교수입니다. 다중지능을 연구하고 교육현장에 적용하여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교육학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지난 25일의 프로그램을 보고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교육학자로서 황당함과 분노를 느껴 30일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어느 교육학자의 견해 (1)'을 올린 적도 있습니다만, 미진한 부분이 있어 다시 글을 올립니다.

 

20세기가 IQ의 백년 왕국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세기, 새로운 천년은 다중지능의 시대입니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천년을 맞아, 교육의 패러다임도 IQ에서 다중지능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IQ는 인간의 능력을 논리력과 수리력 등 너무 제한된 영역에 국한시키는 바람에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났지요. 지난 100년 동안, 다른 건 아무리 잘 해도 IQ가 낮아 공부 하나를 못한다는 이유 하나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불행해졌던가요?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처절한 외침이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로 들려서는 안되지 않습니까?

사실, 교육의 가장 숭고한 목표는 행복한 삶이어야 하는데, IQ는 이를 20% 밖에 설명하지 못한다는 심각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IQ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다중지능이론이지요. 그 이론이 나오자마자 상당한 관심을 끈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25일 프로그램의 당초 계획은 여러 적성 검사들의 검사방식을 비교하려는 목표로 시작되었지만, 특정 검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화면에 비친 검사지 때문입니다.

정당한 비판이라면 당연히 수긍해야 하겠지만, 다중지능의 측정에 대해 오랜 세월 연구한 교육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도 피상적이고 단순한 반응만을 비판 근거로 제시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특정 검사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 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침묵하는 것은 학자의 도리가 아닌 걸 알기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수십 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검사지(MIDAS)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하려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제시된 근거를 보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들뿐입니다.

방송에서 제시된 근거는 두 가지, 심리학자 한 명과 학부모 두세 명의 의견입니다. 물론 취재진은 더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 했고 더 많은 자료들을 검토했을 수도 있겠지만, 방송에서 제시된 근거는 그 두 가지뿐이었지요.

먼저 첫 번째 근거인 심리학자 한 명의 진술.....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중지능은 IQ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나온 건데, 그 분은 IQ 검사(웩슬러 검사)를 표준화 하는 등 IQ 검사를 주로 연구하는 분입니다. 그런 분을 인터뷰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다중지능 검사는 성격이나 방식이 IQ 검사와는 판이하게 다른데, IQ 전공자의 비판을 제시한다면 다중지능 전공자의 견해도 함께 제시해서 결론은 시청자들이 내리도록 마무리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 검사지는 국내에서 다중지능과 정서지능, 도덕성의 측정과 연구를 선도하는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의 도덕심리연구실이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권유하는 검사지라는 사실을 모르십니까?

다중지능이 무엇입니까? IQ의 한계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나온 지능인데, IQ 검사 전공자의 진술만을 제시했다는 사실....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사전 의도가 없었다고 저는 믿고 싶지만, 우연이라면 너무도 절묘하고, 오해 받을 만한 우연 아닌가요? 그런 분의 견해만 내놓고서 믿으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다중지능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학자들에 따라 관심과 관점, 연구 영역이 상당히 다릅니다. 또한 심리학자와 교육학자 사이에도 차이가 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방송이 되려면, IQ 전공자 뿐만 아니라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다른 학자들 여러 명의 의견을 골고루 제시한 다음에 믿으라고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 분이 경험이 많고 유능하다고 해서 관점과 관심의 차이가 그리 쉽게 극복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어떤 물체의 특성(무게나 부피 등)을 재는 일이라면 누구든 상관없지만, 이것은 형체가 있는 물체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도 않고 형체도 없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다루는 일입니다.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둘이 아닌데 왜 그 분들은 죄다 무시하고 하필 IQ 검사 전공자를 택하셨는지요? 다중지능학회도 있고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교사 모임도 있습니다. 인터넷에 '다중지능' 하고 클릭만 해도 알 수 있는 정보들인데.... 인터뷰는 골고루 했는데 프로그램의 방향과 목표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서 의도적으로 뺀 것인가요? 저는 그럴 리는 없다고 보지만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지 않나요?

그러고도 별 문제 없으니 그냥 믿으라구요? 그렇게는 안되지요. 다중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로서의 자존심, 자부심 때문에라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다중지능과 다중지능검사를 잘 알고 오랫동안 연구한 심리학자가 그런 평가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반발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오랫동안 연구했다면 그런 식의 반응이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음, 두 번째 근거인 학부모 반응인데, '주관적이다'를 내세웠더군요. 당연히 주관적이지요.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검사지를 잘못 만든 겁니다. 그건 부모용 체크리스트 아닙니까? 자녀들의 일상경험에 대한 부모의 평가를 8개 영역별로 체크하니까 당연히 주관적이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그 검사를 받은 학부모가 전국적으로 수천명이고 그 중에는 지지하는 사람도 꽤 많을 텐데 왜 그 분들의 의견은 뺐는지요? 이것도 우연의 일치입니까?

전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고, 가드너 박사까지 호의적 평가를 한 검사를 그렇게 과감하고 용감하게 비판하려면, 그에 걸맞는 근거를 내놓아야지요. 그래야 믿을 수 있지요.

다중지능이론의 주창자인 가드너 박사가 MIDAS 검사의 서문을 썼는데 한번 읽어보십시오. MIDAS 검사의 매뉴얼에 나오는 글입니다. 특정 검사지를 그렇게 용감하게 공격하려면, 그 검사의 매뉴얼을 보실 생각은 하지 않으신 겁니까, 못하신 겁니까?

여하튼 그 검사지가 그처럼 일방적인 매도를 당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지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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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이론은 1983년에 발표되었다. 다중지능 여러 가지를 평가해보려는 고려는 당연한 것이라 본다. 나 자신과 내 연구팀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Branton Shearer의 노력이 잘 정립된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념적이고 실제적인 이유 때문에, 나는 내가 지능이라고 여겨왔던 생물심리학적 지능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특정 환경 속에서 어떤 지능을 평가하여 “Johnny는 언어지능이 높아”, “Sally는 공간지능이 낮아”라는 안이한 결론에 이르는, 다소 앞서가는 듯한 움직임에 대해서 혼란스러웠다.

나는 다중지능을 측정하기 위한 단순한 시도에 대해서 유보적 입장이지만, MIDAS가 이러한 두 가지 실수를 피하고 있기 때문에 MIDAS의 평가방식을 지지한다. 나는 MIDAS가 학생과 교사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기에 교육의 실제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Branton Shearer가 세심하고 주의 깊게 측정 도구를 만들고, 이를 해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를 마련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하워드 가드너 / 하버드 대학, 1996

Foreword

Once the theory of multiple intelligences was enunciated in 1983, it was natural to think about the assessment of the several intelligences. Many individuals, including myself and members of my own research team, have undertaken efforts in this respect. I consider Branton Shearer's efforts to be among the well-founded ones.

For both conceptual and practical reasons, I have become skeptical that one can directly measure that biopsychological potential that I have termed an intelligence. Practically, I have been disturbed by the swift movement from a tendency to perform better on one task that might assess one intelligence under one circumstance, to the blithe conclusion that 'Johnny is linguistic' or 'Sally is not spatial'.

While I have reservations about simplistic efforts to measure MI, I am supportive of The MIDAS approach toward assessment because it avoids these two mistakes. I think that it has the potential to be very useful to students and teachers alike and has much to offer the educational enterprise.

Branton Shearer is to be congratulated for the careful and cautious way in which he has created his instrument and continues to offer guidance for its use and interpretation.

Howard Gardner

Harvard University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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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이론의 주창자인 가드너 박사가 MIDAS 검사에 대해 이러한 찬사를 썼는데도, 그 검사지를 그처럼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 있습니까? 그런 검사 방식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다중지능의 측정과 검사에 대해 상당히 신중했던 가드너 박사가 그 검사지에 대해선 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단순히 검사 방식만을 비판하면 설득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런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과 상황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엉터리 검사로구나'이라 생각하겠지요? 잘못된 근거 제시로 인해 왜곡된 인식은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잘못된 걸 알면서도 그냥 침묵해야 합니까?

가드너 박사가 어떤 검사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근거로서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어떤 이론이나 개념의 주창자가 꼭 검사지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설령 가드너 박사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도 그것이 MIDAS 검사를 엉터리 검사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할 근거로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사실, 모르시는 것입니까?

 

그런데다.... 다중지능의 측정과 검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던 가드너 박사가 유독 그 검사지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등 상당히 호의적으로 평가를 했단 말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가드너 박사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검사지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외면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아마도 가드너 박사의 관점과 스타일로 볼 때 앞으로도 다중지능 검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칭찬'과 '인정'은 다른 것입니까? 칭찬했으면 인정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가드너 박사의 칭찬을 굳이 인정으로 보지 않는 이유는 또 무엇입니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심리학자들은 엄밀한 측정을 중시합니다. 그래서 IQ 100, 105... 이렇게 수치화 하지요. 그런데 사실, 존재하는 어떤 실체가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개념에 불과한 지능을 그렇게 수치 하나로 특정한다는 사실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IQ 100 과 101 사이에 정말로 '1의 차이'가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아니 그게 맞는 겁니까? 오만한 거 아닌가요? IQ 검사가 지닌 그런 '오만한' 방식을 강력히 부인하는 것이 바로 다중지능의 측정방식입니다.

다중지능에서는 점수보다는 경향성(추세)이 중요합니다. IQ에서는 몇 점이 중요하지만, 다중지능의 측정에서는 무슨 지능이 강점이고 약점인지, 특정 지능이 평균이하인지 이상인지 그 정도만 알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경향성'를 아는 데는 검사지 방식이 가장 유용하고 편리합니다. 물론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물체가 아니라 심리적 특성이나 개념을 재는데, 100% 완벽한 도구가 어디 있을까요? (검사지 방식의 필요성, 특히 설문 형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30일자 '다중지능은 연구하는 어느 교육학자의 견해(1)' 참조) 그래서 다중지능의 측정과 검사에 대해 그리도 소극적이고 신중했던 가드너 박사도 MIDAS 검사는 칭찬(=인정)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전세계 수십 개 나라에서 그 검사지를 활용하고 있고, 그 검사지를 활용한 연구논문이 국내외에서 수백편에 이른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IQ 검사를 전공하는 심리학자 한 명과 학부모 두세 명의 의견만을 근거로 그 검사지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 있습니까? MIDAS 검사를 도입한 수십 개 나라 중에서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설문 방식의 MIDAS 검사에는 장점이 많습니다. 물론 약점도 있지만... 하지만 장점이 훨씬 더 많기에 다중지능의 측정에 있어서 그리도 신중했던 가드너 박사도 MIDAS 검사에 대해서는 칭찬(=인정)을 하고, 많은 나라에서 그 검사지를 도입,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검사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알려주셨어야지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판단하고 선택하도록 여지를 남겨두셨어야지요. MIDAS 검사의 방식(설문 형식)을 비판한 것인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 검사지가 왜 설문 형식을 택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나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단 말입니까? 그런 궁금증만 들었어도 어디다 한번쯤 알아보았을 테고, 그렇게 되었다면 그 정도의 일방적인 매도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입니다.

IQ 검사를 전공한 심리학자 한 분의 '노벨상 감이다' 라는 다소 빈정거리는 말투와 고작 학부모 두세 명의 '주관적이다' 라는, 그야말로 주관적인 반응만을 근거로,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에서 활용되고 MIDAS 검사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해도 되는 것입니까?

더 나은 교육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중지능을 연구하고 검사지를 만들어서 교육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명예손상은 물론 말할 수 없는 심적, 물적 고통과 피해를 입히고서도 나몰라라, 하고 침묵을 지키신다면 그게 공영방송이 할 일입니까?

주어진 자료로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하실 수 있습니까? 취재진도 인간이고 다중지능에 대해선 비전문가들일 테니 제한된 상황에서 취재와 결론 도출에 어려움이 있었을 테지만, 그것이 그처럼 일방적인 매도의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믿을 만한 근거를 내놓고서 믿으라고 하셔야지요.

MIDAS 검사에는 이런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설문 형식의 검사지는 이런 장점이 있지만 이런 문제로 있다....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라면 이렇게 결론을 내려야지, '노벨상 감이다' '주관적이다'.... 몇몇 사람의 이런 심플한 반응만을 부각시키면서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마무리하면 그것이 정녕 언론의 자유입니까?

취재의 당초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과잉비판, 일방적인 매도로 귀결되고 말았는데 모른 체 하실 겁니까?

물론 IQ 검사의 관점에서 보면 설문 형식의 MIDAS 검사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IQ는 능력 검사이기 때문에 정답 방식을 택하지만 다중지능은 소질이나 적성, 선호를 지향하기 때문에 설문 형식의 검사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 교육의 현장을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무수한 학부모들이 자녀의 재능을 알고는 싶은데 이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어 목이 마르고 애가 타는 실정입니다. 그렇게 많은 학부모들이 지문검사에 매달린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다중지능이 나오면서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파악하고 진로 설계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다중지능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 교사나 학자들보다는 학부모들이 먼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적성 검사가 그렇듯이 다중지능 검사에서 설문 형식의 자기보고(self report)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타당성도 있고,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30일의 '견해(1)'에서 충분히 밝혔습니다.

물론 능력검사(정답식 검사)도 하고 관찰도 하고 수행 평가도 하고 설문 형식의 자기보고도 한꺼번에 다 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을까요? 저희 같은 학자들의 고민도 줄어들 것이고...

그런데 우리의 현실과 교육 현장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다중지능은 모두 몇 가지입니까? 모두 8가지이지요? 그리고 세상에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많은 아이들이 모두 8가지 능력 모두를 마치 운전 면허 따듯이, 국가 기술사 자격을 따듯이 직접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아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일입니까?

그래서 1차적으로 설문 형식의 검사로써 전체 지능의 분포(지능 프로파일이라고 하지요)를 파악해서 강점지능과 약점지능을 가려내고(지능 프로파일은 설문 형식의 검사지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경우에 특정 영역별 전문가를 찾아가서 능력 평가든 수행평가든 받으면 됩니다.

물론 부모의 관찰도 병행해서, 설문 검사의 결과와 종합하여 최종 판단을 해야하는데, '견해(1)'에서도 밝혔지만, 그 검사기관 역시 그런 점을 '검사 유의사항' 항목으로 구체화하여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상담도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치의 정확성만을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면서(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간의 지능을 그렇게 정확한 수치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오만한 주장이고, 다중지능은 바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왔음) IQ와는 근본이 다른 다중지능을 재는 검사를 '엉터리 검사'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런 정도면 다중지능을 재는 측정도구로는 괜찮은 검사라고 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능 프로파일은 연령과 생활경험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마련인데 검사지를 통한 정보(강점지능과 약점지능)가 특정 지능을 강점지능으로 고착화 하는 위험을 취재진이 염려하셨다는데, 그런 걱정은 검사지를 만든 학자들이 더 많이 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검사 결과를 통보할 때 제일 먼저 그 사실부터 지적합니다. 지능은 달라질 수 있으니 검사 결과만 믿지 말고 관찰 등의 방법으로 종합 판단을 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학부모들이 검사 결과만 믿는다면 그건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슨 검사지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때문에 검사지 자체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없다는 사실, 모르십니까? 빈대 몇 마리 잡는다고 초가집 전체를 태워없애 버려야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우리 교육 현실을 아시는지요? IQ 왕국 백년 동안 단지 IQ가 낮아서 공부 하나를 못해 주눅이 들고 고개를 떳떳이 들지 못한 이 땅의 무수한 아이들과 부모들이 다중지능 덕분에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깨어나 이제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IQ에서 다중지능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전환기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백년 동안의 어둠'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IQ 검사라는 종래의 관점에서 다중지능 검사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해도 되는 것입니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고, 새로운 지능의 측정에는 종래의 IQ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과 측정 방식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바로 이런 오류를 범했습니다. 다중지능은 IQ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새로운 대안 지능인데, 그 지능의 측정을 비판하면서 IQ 검사의 잣대를 들이댔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한 마디로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은 잘못입니다. 아니 설령 그런다 해도, 새 부대와 헌 부대 모두를 보여주고 판단은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하는건데... 아쉽게도 '검사 형식의 비판'에만 몰입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다중지능 검사의 특성을 모른채 기존 IQ 검사의 관점만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입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을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다중지능의 측정에 있어서,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는 올바른 판단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하는 데는 근본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견해(1)과 견해(2)라는 두 편의 글을 통해서 이번 프로그램을 보는 다중지능 연구자들의 시각과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줄 압니다. 그리고 제한된 여건 속에서 미처 찾지 못한 새로운 판단 근거들도 다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취재진의 노력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취재진은 비전문가 아닙니까? 그런데다 심리학자들 중에는 아직도 IQ 패러다임을 버리고 다중지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안하는??)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취재원이 누구냐에 따라 방향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고, 비전문가인 취재진이 그런 점까지는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범할 수도 있고, 무슨 일을 하든 미진할 때도 상당히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사실을 알고 난 이후의 행동입니다. <논어>에도 나오지만 사람은 누구든 잘못을 범할 수 있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입니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www.riss4u.net) 사이트에서 'MIDAS'를 검색해보세요. 그 검사지를 이용한 국내 연구논문이 얼마나 많은지.... 나라밖에서도 수백 편의 논문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검사지를 그렇게 용감하게 비판하시려면 믿을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결론적으로, 다중지능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로서는 특정 검사에 대한 과도하고 일방적인 비판이었다고 믿습니다. 열린 가슴으로 저의 기나긴 이야기를 검토해보시고,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용기있는 조치를 바랍니다. 조치란 특별한 게 아닙니다.

25일의 프로그램은 검사 방식을 위주로 한 것이라 MIDAS 검사의 문제점을 밝혔습니다. MIDAS 검사는 설문 형식을 택하고 있지만 다중지능을 재는 검사로는 의미가 있고, 가드너 박사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이 한 마디면, 부당한 피해를 입은 특정 검사기관에 대해 물질적 손해를 배상하진 않더라도, 다중지능을 통해 돈을 벌기보다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노력한 분들의 명예는 어디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이 일은 MBC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저는 앞으로도 다중지능 연구자가 아니라 일반 시청자로서 MBC를 더욱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용기있는 지혜'로써 MBC의 명예에 걸맞는 조치를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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