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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조선일보20100304] '낙제생 제로' 프로젝트… 교장 리더십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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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나 작성일10-04-22 14:49 조회2,1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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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 우수학교 비결은
특성·수준따라 '맞춤 교육' 기초부진→보통학력으로
엘리트 軍장병들 초빙 英·數수업도 효과 좋아

2008년 9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흥산초등학교로 부임한 함석중(54) 교장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대부분 농사짓는 학부모들은 자녀들 공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근무 여건이 좋지 않다며 2~3년 만에 전근 가는 교사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작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가 나오자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6학년 19명 중 8명(42%)이 기초 학력 미달이었던 것. 교장과 교사들은 먼저

'학력 부진의 원인'을 밝히기로 했다. 학습 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중 지능 검사
, 학습효율 검사를 실시하고, 가정환경 조사도 했다.

함 교장은 '아이들의 책상과 의자의 높이가 적당한지까지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을 파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제주 흥산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구민정 교사(오른쪽), 원어민 교사와 함께 방과 후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이 학교는 작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큰 성적 향상을 보여‘우수 학교’로 선정됐다./흥산초등학교 제공
이 학교 박상현 연구부장은 '먼저 학부모들에게 '앞으로 4년간 학교를 옮기지 않고 아이들 학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처음엔 부정적이던 학부모들도 교사들의 노력에 곧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력 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개별 집중 학습을 하는 '훌쩍 자라는 땅콩반'을 운영하고,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학부모 교사단'을 꾸렸다.

매일 밤 6시부터 9시까지 학교에서 열리는 자율학습에는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 자원봉사자도 참석했다. 원하는 학생들이 남아 스스로 공부를 하면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질문을 받아주는 것이다. 전교생은 '개인별 학습 다이어리'를 기록하며 실력을 쌓아나갔다. 이렇게 1년, 이 학교에서 42%였던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은 완전히 사라졌다. 흥산초의 올해 목표는 전교생의 학력을 '보통 학력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교과부는 3일 흥산초처럼 작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큰 성적 향상을 보인 12개 학교를 '우수 학교'로 선정했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학교장의 리더십과 교사들의 열정이 어우러졌다는 점이었다.

학력향상 우수학교로 뽑힌 서울 한서초등학교 3학년 교사와 학생들이 3일 밝은 얼굴로 공부하고 있다. 이 학 교는 수준별 맞춤수업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렸다./정경열 기자 [email protected]
기초 학력 미달 36%에서 2%로 떨어져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과 가까운 문산북중은 재작년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교생 중 36% 학생이 기초 학력 미달이었다. 사회 과목의 경우 60%에 달했다. '경기도 최하위권'이라는 암담한 '성적표'를 손에 든 문산북중은 그때부터 '학력 향상'을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먼저 아이들에게 '학업 목표'를 심어주기로 했다. '학습·진로 목표 관리 카드'를 만들어 장·단기 목표와 학습 계획을 써나가도록 했다. 학생 스스로 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교사와의 상담 내용까지 기록하도록 해 일종의 '개별 학습 포트폴리오'를 만든 것이다.

교사들은 또 교과서와 문제집을 통합한 '교수 학습 노트'를 만들어 수업했다. 개념을 가르치는 동시에 문제 풀이를 하니까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준별로 운영하는 방과 후 교실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컸던 프로그램은 '군인 멘토링제'였다. 인근 부대 엘리트 장병들을 학생들과 연결해 일주일에 세번씩 영어·수학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이런 노력으로 문산북중의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은 2%까지 떨어졌다.

교사들이 강의 들으며 공부

기초 학력 부진학생 '0'을 기록한 전남 완도 고금고도 1년 전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재작년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이 16%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도 교사들이 나섰다.
한국교총 사이버 연수를 통해 학습 장애 치료법 등을 배웠고, 교사들끼리 워크숍을 열어 서로의 성공적인 교수 사례를 나누었다. 학교 인근 관사에서 생활하는 교사들은 밤 10~11시까지 남아 학생들을 돌봤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인생 계획부터 연·월·일 계획을 쓰도록 했다. 목표를 달성한 학생들에겐 '문화상품권'을 나눠주며 격려했고, 명문대에 진학한 선배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이 학교 양인 부장교사는 '교사들이 국어 선생님이 꿈인 아이는 '국어 선생님'이라고 불러주고, 의사가 꿈인 학생은 '의사'라 불러주며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도 했다'며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교사들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김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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