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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조선일보091212] '바보야, 문제는 IQ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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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나 작성일09-12-15 13:34 조회2,1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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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으로 8년 재직하는 동안 조지 W 부시는 정적뿐 아니라 측근으로부터 사려 깊지 못한 정치인 취급을 받았다.

그는 생각이 짧고 곧잘 어리석은 언행을 일삼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부시의 지능지수(IQ)는 120 이상으로 미국 인구의 상위 10%에 들 정도였다.
부시처럼 머리가 나쁘지 않은 사람이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는 심리학의 흥미로운 연구 주제이다.

IQ검사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대표적 이론가는 미국 하버드대 인지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이다. I

Q검사는 단일한 지능에 의해 다른 지적 능력이 모두 형성된다는 전제하에 이른바 일반지능을 측정한다.

그러나 가드너는 1983년 펴낸 '마음의 틀(Frames of Mind)'에서 여러 개의 독립적인 지적 능력이 존재한다는 다중지능(MI) 이론을 제안했다.

다중지능 이론은 IQ검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가드너처럼 지능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려고 시도하는 대신 인지 능력의 하나인 합리적 사고(rational thinking)에서 실마리를 찾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IQ검사는 기억, 추리, 학습 같은 지적 능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의사결정 할 때 필요한 능력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는 날마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느 회사의 주식을 살지, 누구와 연애를 해야 할지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합리적 사고를 잘할수록 복잡한 세상에서 성공적인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IQ검사로 합리적 사고능력을 가려낼 수 없는 까닭은 우리의 뇌가
두 가지 상이한 체계로 일상생활의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직관(intuitive)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숙고(deliberative)체계이다.

직관체계는 정보를 자동적으로 빠르게 처리한다. 가령 맞선 상대를 본 순간 금세 결혼을 결심한다. 숙고체계는 정보를 깊이 생각해서 천천히 처리한다.

가령 신혼여행 갈 장소를 정할 때 심사숙고한다. 두 가지 정보체계 때문에 지적인 사람도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도 직관으로 판단해서 엉뚱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능지수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둔한 사람으로 비친 부시가 그 좋은 예이다.

이런 문제를 15년 이상 연구한 캐나다 토론토대 응용심리학자 카이스 스태노비치는 지능과 직관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2008년 스태노비치는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JPSP)' 4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지능이 높은 것과 직관적 판단의 오류에 빠지지 않는 능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KAIST 겸임교수
이를테면 지능과 합리적 사고는 별개 능력이라는 뜻이다.
키가 크다고 누구나 유능한 농구선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IQ가 높다고 누구나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요컨대 IQ검사로는 합리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기 어렵다.
2009년 1월 스태노비치가 '지능검사가 놓친 것(What Intelligence Tests Miss)'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 11·1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도
합리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RQ(합리성 지수)검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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